“잘 낫지 않으면 2차 진료 받으세요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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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진탓 13년간 누워있던 환자, 2차진료 치료통해 걷게 돼
선진국 초진 오진율 18% 달해
KB생보, 2차 진료서비스 첫 제공… 병원 100곳 협업, 10일내 답변
- 이병문 기자
- 입력 : 2017.12.11 17:25:48
- 수정 : 2017.12.11 23:29:21
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3세 때 뇌성마비 판정을 받고 13년간 병상에서 누워 지내 던 환자가 약을 바꾼 뒤 이틀 만에 두 발 로 걷는 기적(?)이 일어났다.
오진 때문에 걷지 못하다가 2차 진료를 통해 도파민 생성이 감소해 발생하는 `세 가와병`이라는 정확한 병명을 찾아 치료 한 결과, 13년 만에 걷게 된 것이다.
오진으로 억울한 `병상살이`와 수억 원대 치료비를 감수해야 했던 환자 가족은
1억 원의 배상을 받았지만 잃어버린 13년의 세월은 어디에서도 보상받지 못했다.
국내 의료 수준이 높지만 병원마다 의료 수준 격차가 심한 게 엄연한 현실이다.
미국 유 럽 등 선진국의 초진(初診) 오진율이 약 18%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오진율도 유 사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.
이 때문에 서울 유명 대학병원은 전국 각지에서 `진료 2차 소견(Second Opinion)`을 받기 위해 몰려온 환자로 북적인다. 세가와병 오진 사태로 앞으로 2차 소견을 받으려는 환 자는 더 급증할 것이라는 게 의료계 분석이다.
이와 관련해 KB생명보험이 국내 25개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보험고객을 대상으로 `진료 2차 소견` 서비스를 제공해 의료계 주목을 받고 있다. KB생명보험은 미국 메디가이드, 아라케어와 함께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.
메디가이드는 1999년 설립된 2차 의료진단(Medical Second Opinion·MSO) 서비스를 제공하는 MSO 전문기업이다. KB생명보험은 메디가이드가 구축한 전 세계 의료진과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고객에 게 `진료 2차 소견` 서비스를 제공한다.
폴 M 버뮬런 메디가이드 대표는 “수년째 치료를 받고 있지만 별로 나아지는 기색이 없을때 `내가 과연 제대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잘 받고 있나`라는 의심을 갖고 2차 소견을 받 아볼 필요가 있다”며 “2차 소견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진단 정확성을 높여 의료비를 절감하기 때문에 미국 보험사들이 적극 권장하고 있다”고 설명했다.
2차 소견을 받으려면 2차 소견을 받기 전 1년 이내에 초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. 2차 의견을 받고 싶다면 환자 동의와 함께 필요한 서류를 아라케어를 통해 신청하면 소정의 절차를 통해 세계 유명 병원 100여 곳 중 환자가 앓는 질환을 가장 잘 치료하는 병원 3곳을 추천해준다.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경우 추천 이유와 함께 관련 정보 및 학술지, 기사에 나온 자료를 한글본으로 준다. 환자의 정보 보안을 위해 CT, MRI 등 영상자료는 USB에 넣고 유출되지 않도록 암호화 해 건네준다.
KB생명은 모든 질병에 대해 횟수 제한 없이 2차 소견 서비스를 제공한다.
버뮬런 대표는 “한국에서 2차 소견을 신청하면 의견을 받는 데 보통 10일쯤 걸린다”며, “한국 의사가 내린 진단·처방이 2차 소견 결과와 다를 경우 환자 동의를 얻어 한국 내 병원 의사와 메디가이드가 추천하는 국외 의사가 서로 상의할 수 있도록 주선도 해준다”고 설명했다.
[이병문 의료전문 기자] [ⓒ 매일경제 &mk.co.kr,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]